[사설]전세사기 피해 3만6천 명… ‘삶이 멈춘 고통’ 외면 안 된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가 지난해 말 기준 3만5909명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에 1만 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매달 1000명 가까운 피해자가 추가된 셈이다. 전체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 30대 청년이었다. 이처럼 미래 세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피해 구제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세사기로 문제가 된 주택을 경매로 매입해 10년간 주거를 보장하는데, 지난해 LH가 매입한 주택은 4800건에 불과했다. 연간 목표(7500건)의 64% 수준으로 전체 피해자 중 13%만 혜택을 받은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보증금 일부라도 돌려주기 위해 여야가 합의했던 최소 지원금 1000억 원은 재정 당국의 반대로 올해 예산에서 전액 삭감됐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 대책도 미흡했다. 정부의 대책은 집주인 정보를 확인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예방 캠페인을 벌이는 수준이어서 끊임없이 진화하는 신종 수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