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만 해도 한 해가 저물면 해넘이, 다음 날 새해는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마음이 분주하고 들떠있었다. 그랬던 날들의 기억이 잊히지 않고 뚜렷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80 나이가 넘고 서야 모든 것이 시들하고 귀찮아진다. 그때처럼 설렘은 사라지고,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과 별반 다른 느낌이 없다. 티브이에서도 올해 세모 풍경은 맛있는 음식을 가족과 나누어 먹으며 집에서 영화를 볼 예정이라는 시민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 힘들고, 돈 드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람들 생각이 달라졌는지, 아니면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를 줄이려는 현상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적막을 깨는 반가운 벨소리 노인 세대인 우리 부부는 특별한 날이 오면 쓸쓸하다. 내 생각인지 모르겠다. 다른 날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명절이나 가족이 모여야 하는 날 모이지 못할 때 찾아오는 공허감은 숨길 수 없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