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자주 오고 가는 말들이 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올해 뭐 했는지 모르게 지나갔고 크게 남은 게 없다." "하고 싶었던 일은 시작도 못 해 보고 해야 할 일만 하다가 한 해가 갔다." 연말에 건강검진을 받아 보니 그동안 없었던 이상 수치가 드러난 항목이 있었다. 의사는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체중이 늘고 항상 피곤한 이유를 생각해 봤다. 퇴근하면 저녁을 배불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날이 많았다. 달콤한 간식을 찾게 되고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야식을 먹었다. 일상의 스트레스와 누적된 피로가 원인이었다. 생각해 보니 매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저녁 시간에는 허전함이 밀려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심리적 허기를 간식이나 야식으로 채웠다. 뭔가 일상을 바꿀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우연히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매일 기록한 책을 읽고 나도 '기쁨 일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일기를 매일 쓰는 것은 부담스러워 가볍게 오늘의 작은 기쁨을 메모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막상 기쁨 일기를 쓰려고 하니 특별히 생각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기쁨보다 피곤함, 괴로움, 지겨움, 답답함, 귀찮음, 짜증이 더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감정이었다. 하루아침에 삶의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내가 선택한 것은 작은 기쁨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기쁨 수집가가 되어 하루에 잠깐이라도 기쁨을 느끼는 순간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 년을 바쁘게 보내고 알게 됐다. 기쁨 일기로 발견한 새로운 일상의 가치 기쁨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작은 기쁨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10분 일찍 일어나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10분 일찍 일어나기는 쉽지 않아 10분 일찍 자기로 했다. 휴대폰 보는 시간을 줄이고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처음에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아쉬웠지만 푹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만족감이 높았다. 그동안 잠들기 전에 휴대폰을 보느라 늦게 자고 아침에 피곤하게 눈을 뜨는 날이 많았다. 충분한 수면은 나의 일상 리듬을 찾는 첫 단추가 됐다. 아침에 부지런히 준비해 일찍 출근했다. 여유롭게 출근해 차를 한 잔 마시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하루를 계획하기도 했다. 그런 날은 아침에 기쁨 일기 메모장에 쓸 일기 한 줄이 완성된다. 아침 케모마일 차 한 잔의 여유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느긋해지는 시간 점심시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가볍게 산책을 했다. 날씨가 쌀쌀해도 오후 햇살을 볼 수 있고 나른한 몸을 깨우는 활력이 생겼다. 하늘의 구름도 매일 다르고 주변의 나무나 건물들도 새롭게 보였다. 비가 촉촉이 내리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햇살이 쏟아지고, 구름이 흘러가고 오후 공기가 매일 다르게 느껴졌다. 산책한 오후에도 기쁨 일기 한 줄이 메모장에 추가 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