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 향연 48] 조선왕조의 문장가와 명문장

조선왕조는 문치시대였다. 조선을 창업한 이성계는 무인 출신이지만 문인을 통해 나라를 다스리는 전통을 세웠다. 이성계에게 국가경륜을 가르친 무학대사는 '역취순수(逆取順守)'를 일렀다. 비록 불법적으로, 폭력으로 정권을 취득했지만 다스릴 때는 순리로 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통'에 따라 조선은 한 번도 무인 지배를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에 고려는 1백여 년, 대한민국은 30여 년의 무인통치를 겪었다. 문치 전통으로 조선왕조는 문약에 빠지기도 했으나, 독서인을 관리로 뽑고 문장력을 과거 급제의 기준으로 세울 수 있었다. 조선 시대 대표적인 문인의 문장과 군주의 문장론·독서론을 살펴보자. 서거정의 문장론 조선 초기, 세종에서 성종대까지 활약한 서거정은 문과에 급제한 뒤 45년 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무려 23차례에 걸쳐 과거시험을 관장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문신이자 학자였다. 학문의 폭이 넓어 천문·지리·의약·복서·성명·풍수에까지 관통했으며 문장에 일가를 이루었다. 그가 편찬한 <동국통감>, <동문선> 등은 민족문화의 보고로 남았다. <동인시화>, <필원잡기>, <사가집(四佳集)> 등의 저술을 남겼는데, 특히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은 골계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그가 '태재선생문집서(泰斋先生文集序)'에 쓴 문장론은 5백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신선도가 채마밭에서 갓 뽑은 싱싱한 시금치와 같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