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주방 싱크대 수도꼭지가 말썽을 부렸다. 몇 달 전부터 좌우 회전이 뻑뻑하더니 결국 탈이 난 모양이다. 며칠 전 직접 수리를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결국 아내는 오늘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집에 온 아들에게 긴급 수리를 다시 요청했다. 아들은 싱크대 하부장 안으로 얼굴을 깊게 묻고 한참을 점검하더니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엄마, 이건 고쳐서 될 게 아니에요. 수도꼭지 뭉치를 통째로 갈아야겠는데요." 부품값을 조회해 보니 150불에서 200불 사이였다. 새해 벽두부터 예상치 못한 지출 소식에 왠지 나가지 않아도 될 생돈이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부속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는 아들의 말을 듣고 있는데, 아내가 때마침 휴대폰을 내밀었다. 은행 앱 알림 창에 캐나다 국세청(CRA) 명목으로 175달러가 입금되어 있었다. 입금내역을 보는 순간, 일종의 '정부표 세뱃돈'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며칠 전 가구의 물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GST(물품서비스 세) 환급금이 1월 5일부터 순차적으로 지급된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관공서도 쉬는 일요일인 4일에 하루 일찍 도착한 것이다. 분기별로 지급되는 환급금이라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타이밍에 들어오니 기분이 묘했다. 신기하게도 싱크대 부품값과 얼추 맞춘 듯 일치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