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는 낡은 유통 규제의 결과물이다[기고/최자영]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대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우리 유통시장의 심각한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대규모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85∼90%가 플랫폼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역설적이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일상을 지탱할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자발적 록인(lock-in) 현상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영업정지 검토 소식에 소비자와 입점 업체들이 오히려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맞벌이 부부는 새벽배송 중단에 따른 생활의 불편을, 중소 상공인들은 판로 상실을 우려한다.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이 우리의 삶과 산업 생태계에 깊숙이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현재 새벽배송 시장에서 쿠팡의 실질적 경쟁자는 거의 없다. 일부 신선식품 중심의 업체들이 존재하지만, 생활 전반을 포괄하는 대체재가 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반면 전국적 물류망과 점포 인프라를 갖춘 대형마트는 2012년 도입된 ‘의무휴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