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키아 작품과 함께 선 훈민정음, 왜냐면

지저분한 거리의 낙서 정도로만 여겨지던 거리 예술을 주류 미술계에서 인정받게 만든 아티스트 장 미셸 바스키아. '검은 피카소'라고도 불릴 정도로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작품들을 그려낸 장 미셸 바스키아의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1조 4천억 원이라는 국내 전시 최고 보험가액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그만큼 많은 바스키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이다. 또한 '상징적 기호'라는 주제 아래 동서양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백남준의 작품, 한국의 반구대 암각화, 훈민정음 해례본 등의 작품을 함께 배치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회만의 특징이다. 기성 체제에 속하지 않는 자신감 1980년대 초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안타깝게도 8년만에 요절해 전설로 남은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은 어린 아이의 그림인 듯 생각나는 대로 마구 그린 것 같지만 그 안에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자유로움을 담아낸 독창적인 화풍을 보여준다. 이 화풍은 여전히 세련되게 느껴지는데, 아마도 강렬한 색채와 작품 곳곳에 흩어진 텍스트의 조화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선을 사로잡는 색채,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수수께끼처럼 숨겨 놓은 텍스트, 거기에 지금 바로 그려낸 듯한 즉흥성까지... 바스키아의 작품에서는 생생한 날 것의 느낌이 느껴진다. 이는 바스키아가 거리의 예술가에서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바스키아는 친구 알 디아즈와 함께 'SAMO'라는 그룹 활동을 하며 거리 곳곳에 스프레이로 낙서 같은 그라피티를 남겼다. SAMO 는 'SAMe Old shit 을 줄여서 쓴 이름으로, '흔해빠진 낡은 개똥같은'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바스키아의 작품은 미술계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즉흥적이고 자유로우면서도 반항적인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기성 체제에 속하지 않는 당당함과 자신감은 바스키아 작품만의 특징이다. SAMO가 해체되고 바스키아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주류 미술계의 갤러리스트들은 바스키아 작품의 독창성을 알아보고 그를 갤러리 소속 아티스트로 영입한다. 거리 예술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 속에 담긴 거칠고 투박하지만 무언가 분출하는 그 생동감은 이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스키아가 성공하게 된 이유에는 그의 작품 속 독창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대의 영향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미술품 구입이 유행이었고, 또 투자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아티스트가 고민하고 창작열을 불태워 완성한 작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아직 완성도 안된 작품에 화가 이름만 붙으면 엄청난 가격에 팔리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