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하는 기부채납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한다. 그러나 공공성을 내세운 행정 요구가 사업성을 갉아먹고, 결국 주택 공급까지 위축시킨다. 빌라·단독주택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재개발 사업은 도로·상하수도·공원 등 도시기반시설을 재정비해야 한다. 반면 재건축은 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서 노후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두 사업의 성격과 목적이 다른 만큼 기부채납도 당연히 구분해 적용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소셜믹스’는 넓게는 사회적·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사회 통합을, 좁게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함께 짓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기부채납 제도를 개선하면서 진정한 소셜믹스를 이루려면 지자체가 무리한 ‘공공성’을 강요하기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단지를 관통하는 도로는 지하화를 허용하되 구분지상권을 설정해 사용료를 관리비와 상계하도록 하고, 지상에는 녹지를 조성해 공개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