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생들 보세요

2025년 말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불(약 1000조 원)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연간 수출 7000억 불에 도달한 세계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우리보다 국력이 큰 영국이나 프랑스도 아직 연간 수출 7000억 불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운 성취임이 틀림없다. 지난해 내내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에 시달린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1971년에 연간 수출 10억 불을 처음 달성한 이래 54년 만에 연간 수출 총액이 무려 700배나 늘어난 셈이다. 1971년은 우리 역사상 출생아 100만 명을 넘긴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그해 102만 4천여 명의 돼지띠가 태어났다. 1959년생 돼지띠부터 1971년생 돼지띠까지 13년 동안 1965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00만 명이 넘게 태어났다. 1972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진 출생아는 그 이후 계속 감소했다. 수출 7000억 불을 기록한 2025년에는 1971년생의 4분의 1 정도인 25만 8천여 명이 태어났다. 2024년과 2025년에 연속으로 출생아가 늘어났고, 합계출산율도 0.8명대를 회복했다지만, 1971년의 합계출산율이 4.54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인구 감소세는 실로 심각하다. 굶을 걱정은 안 했지만, 사람답게 살기는 참 어려운 시대 1971년생은 2026년 1월 현재 약 94만 명이 생존해 주민등록 기준으로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대이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사회의 기반이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한 상징적 사건인 '수출 10억 불 달성'의 해에 태어난 1971년생은 이른바 '성장세대'의 대표 주자다. 1971년생의 성장기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눈부시게 성장하던 때와 겹친다. 그들은 앞 세대가 집단으로 공유했던 '보릿고개'로 대표되는 극심한 빈곤을 잘 모른 채 성장했다. 물질적 풍요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혁신을 집단으로 경험하며 성장한 첫 세대라 할 것이다. 1971년생은 1986년 아시안게임(중3), 1987년 민주화운동(고1), 1988년 올림픽 개최(고2),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고3)를 관통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확실히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팽배했을 때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