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전 국민이 불안에 떨던 지난해 12월 초,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투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쿠팡이 로켓배송 등으로 한국 유통시장 내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는 데다 결정적으로 "한국 고객들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하다"는 게 그 근거였다. 보고서가 나오자 하락세였던 쿠팡 주가는 보란 듯이 나스닥 시장에서 반등했다. "우리 국민들을 '물'로 보는 거 아닙니까? 이건 국가의 자존심 문제입니다." 쿠팡 개인정보유출 사고 피해자 공동소송을 진행 중인 최재영 변호사(법무법인 정세)의 일갈이다. 그는 7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쿠팡이 퇴사자 서명 키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며 '기본조차 안 된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10만 원 선에서 인정돼 왔던 개인정보 유출 위자료를 30만 원으로 높여 청구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유출된 개인 정보가 범죄자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공포감은 "단순 전화번호 유출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최 변호사는 쿠팡이 최근 로켓배송 상품 5000원 쿠폰 등 인당 5만 원 상당의 보상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 "법원에서 배상 노력을 인정받기 위한 쿠팡의 고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 "쿠폰을 받을 경우 회사가 제시한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법원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송 참여 의사가 있을 경우 쿠폰을 사용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JP모건 보고서가 집단소송 제도의 미비 속에 나왔다고 지적한 최 변호사는 "정보 유출 분야는 사고도 자주 발생하는 데다 위자료 자체가 소액이라 집단 소송제가 도입된다면 효과적인 구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제는 많은 피해자가 같은 원인으로 비슷한 피해를 당했을 때, 일부가 나머지를 대표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승소하면 모든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는다. 현재는 증권 부문에 한해 적용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집단 소송으로 불리는 이번 소송 역시 엄밀히 말하면 공동소송 형태다. 최 변호사는 "우리 법인을 통해 소를 제기한 인원은 아직 500명 정도다. 다른 법인을 모두 더해도 10만 명이 안 될 것"이라며 "쿠팡 입장에서 (배상액이 나와도) 큰 돈이 아닌 만큼 쿠팡이 계속 큰소리 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서 참여를 독려했다. 다음은 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통상 10만 원대 배상액, 쿠팡 사건에서 '30만 원' 올린 이유 -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는 사건이 될지 고민했다. 법원이 위자료 수준, 인용률에 워낙 인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기사를 보니 쿠팡 관리 부실이 기존에 나온 다른 정보유출 건들보다 심해보였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회사에 과실을 물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시작하게 됐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