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는 2027년에 문을 닫습니다”[정성갑의 공간의 재발견]

지난 연말, 일본 교토 여행을 다녀왔다. 교토는 과연 ‘아름다움의 제국’처럼 우아하고 근사한 볼거리가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교토는 원자폭탄 투하 대상지였다. 그곳이 화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당시 미국 육군부 장관이었던 헨리 스팀슨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다. 교토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그는 일본의 고대 수도였던 교토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 수천 개의 사찰과 신사, 궁전이 있는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아 폭격을 강력히 반대했다. 흔히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한다”고 하는데, 교토는 이 뜬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의 정확한 예시가 된다. 아름다움은 도시와 국가의 최고 경쟁력이자 무기다. 교토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그중 단 한 장을 고르라면 나는 이 사진을 꼽겠다. 시가지에서 비켜나 2차선의 작은 도롯가에 있던 칼 전문점 하야카와 하모노텐. 언뜻 작은 철물점처럼 보이는 가게 안에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느릿한 몸짓으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벽안의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