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박용]‘미국 없는 유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6년 만에 뉴욕 유엔본부를 찾았다가 낭패를 겪었다. 회의장 가는 에스컬레이터는 중간에 멈췄고 연설문 프롬프터는 작동하지 않았다. 회의장 음향도 문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의 삼중 사보타주(정상 운영을 방해하려는 고의적 파괴)”라며 발끈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자주의 국제질서의 상징인 유엔은 처음부터 궁합이 안 맞는 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1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유엔을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사교클럽’이라고 비꼬고, “취임 후 유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취임 후 첫 유엔총회에서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다시(again)’를 쏙 뺀 뒤 “유엔을 위대하게(Make the United Nations great)”라고 했다. 미국이 20세기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1945년 창설을 주도한 유엔의 과거를 부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유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