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시간의 아까움을 느끼고, 그 아까운 시간에 어떻게 독창적으로 살아 있음을 누리고 사랑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건 인간만의 비장한 업이 아닐까, 그가 선택한 인간다운 최선은 가장 아까운 시간을 보통처럼 구는 거였다.”―박완서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폐암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여덟 개의 모자’는 작가의 남편이 항암 치료를 받으며 죽음을 앞둔 마지막 1년 동안 사 모으고, 선물 받은 것들이다. 작가는 매일 다양한 무늬와 재질의 모자를 번갈아 쓰며 멋을 부리는 남편을 타박한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그가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일은 병들기 전의 ‘보통 때처럼’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이 책의 장면들이, 지난해 유방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시작하며 또렷이 떠올랐다. 저자남편의 투병 시기는 1988년 무렵이다. 그간 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독성 항암제의 부작용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