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에 시간을 낸다는 뜻이다. 열 일곱 살 청소년이 글쓰기를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겨울방학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할 리는 더더욱 없다고 여겼다.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은 대안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닌다. 한 학년이 겨우 41명인 아주 작은 고등학교.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면서 '내 생에 가장 큰 용기를 냈다'라고 표현한 딸은 1년 사이 학교를 사랑하게 됐다. 스스로를 '행복한 10대'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 역시 학교에 대한 애정이 깊어 가는 중이었다. 내가 23년 차 방송작가고, 글쓰기와 책쓰기를 가르친다는 것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방학 동안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딸아이 친구들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몇 번은 고사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별로 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컸다. 그러나 반복되는 부탁을 더는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그러면 오리엔테이션처럼 설명회를 해보고 신청하는 학생들이 있으면 한번 진행해 보기로 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을까, 의심했으나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