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잇는 '팔'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카드뉴스 제목을 '두 성곽의 연결고리'라고 지으면 어떨까요?" 북한산의 웅장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이곳에 위치한 지축중학교의 한 교실은 여느 때와 다른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칠판에는 익숙한 역사 연표 대신 '한양의 수도 성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교과서 대신 노트북과 태블릿PC가 놓여 있었다. 지난 8일, 지축중학교 학생들이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인 '북한산성'을 세계에 알리는 청소년 외교관으로 변신했다. 김상림 역사 교사가 기획한 '한양의 수도 성곽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청소년 서포터즈' 수업 현장이다. "우리 동네 뒷산이 세계유산이라고요?" 이번 수업은 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많은 학생에게 북한산성은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오르거나 창밖으로 바라보는 '동네 뒷산' 정도의 존재였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 북한산성이 한양도성, 탕춘대성과 함께 조선 왕조의 수도 방어 체계를 완성한 핵심 유산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국제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업을 기획한 김상림 교사는 "아이들이 매일 밟고 지나다니는 지역의 역사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며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수업이 아니라 내 고장의 문화유산을 직접 탐구하고 알리는 과정을 통해 애향심과 시민적 책임감을 기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특별한 수업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작은 소통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학교 교육활동 성과 공유 및 나눔회에서 필자가 "한양의 수도 성곽 등재 소식을 아이들이 알고 응원한다면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고, 김 교사가 이를 교육과정으로 녹여냈다. 수업은 철저히 학생 주도형으로 진행됐다. 김 교사는 구글의 '노트북LM(Notebook LM)'을 활용해 방대한 등재 신청 자료를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공유했다.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미리캔버스, 캔바(Canva) 등 디지털 디자인 도구를 활용해 홍보 콘텐츠를 제작했다. 학생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결과물은 기성 홍보물 못지않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