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먹은 파스타, 그보다 감동인 것

"꽃다발하고 선물은 잘 챙겼어?" "어서, 나가자!" 아침부터 동생네와 우리 부부는 부산했다. 기분 좋은 설렘에 마음부터 바빠진다.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외할머니 등 뒤에 매달려 칭얼 거리던 아이, 싱크대 문을 열어 젖히고 온갖 살림살이를 꺼내 놓으며 방긋 웃던 그 아이가 어느새 고등학교 졸업을 한단다. 어릴 적 조카는 유난히 입이 짧았다. 바지가 자꾸 흘러내려 "제발 잘 먹어서 배가 좀 나왔으면" 하는 게 엄마인 동생의 소원일 정도였다. 그러던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먹는 즐거움을 알더니, 요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방학마다 조리학원 자격증 반을 찾아다니는 아이를 보며 우리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한 거야"라며 일찍이 '조카 바라기'를 자처했다. 중학교 졸업 사진조차 프라이팬을 들고 찍을 만큼 남달랐던 조카는 결국 한국조리고등학교에 진학해 꿈을 키워왔다. 조리복 입은 아이들의 꿈과 열정 졸업식이 열린 송도 컨벤시아 한편에는 학생들이 준비한 프로젝트 수업 발표회가 마련되어 있었다. 제과, 제빵, 한식과 중식 등 각 분야의 작품들이 즐비했다. 세계 음식과 절기 음식은 물론 동화(童話)나 스포츠를 매개로 한 재기 발랄한 작품부터, 소녀상과 광복을 표현해 숙연함을 자아내는 작품까지 다양했다. 학생들의 열정과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져 둘러보는 내내 감탄이 터졌고 한편으론 가슴이 찡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