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방일을 하루 앞둔 12일, 한일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나라현 나라시를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그곳에서 고 아베 신조 총리에게 경의를 표했다.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를 위해 고향에 왔다고 이날 오후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쓴 그는 "오늘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인 나라현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라며 "조부모와 부모가 잠든 다카이치가(家)의 묘, 그리고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위령하는 유혼비(留魂碑)를 참배해 총리 취임을 보고했습니다"라고 썼다. 글자 그대로 하면 아베의 영혼이 머물러 있는 그 비석을 찾은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때로는 엄하게도, 뒤에서 나의 정치활동을 지켜주는 부모, 일본의 명예를 지키고 경제를 강하게 하는 데 심혈을 바친 아베 전 총리. 그런 생각에 다시금 마음을 집중하고 일본의 조타수라는 중책을 맡은 자로서의 결의를 새롭게 했습니다." 다카이치가 두 손 모아 기도한 유혼비에는 부동심(不動心)이란 글자가 큼지막이 새겨져 있다. 아베 신조의 부동심을 구성하는 것 중에는 외할아버지이자 극우 총리인 기시 노부스케의 정신도 있다. 다카이치는 그 정신을 아베 신조로부터 배우고 있다. 다카이치는 부동(不動)한 마음을 지닌 아베가 일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엑스에 썼다. 일본 극우가 말하는 일본의 명예는 주로 남북한 및 중국과의 역사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도 아닌 일반 국가들이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에 맞서 일본 극우는 자국의 명예와 위신을 지키고자 분투하고 있다. 위의 엑스 글은 아베 신조가 그런 지도자였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다카이치는 그런 아베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정상회담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전날 표시했다. 한일 역사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암시적 의미도 어느 정도 내비친 셈이다. 의심스러운 일본 극우의 인간성 아베 신조는 일본제국주의가 한국을 짓밟은 일에 대해 미안해하기보다는 도리어 이 문제를 갖고 한국을 나무랐다. 그는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가 총리 퇴임 다음 달인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요미우리신문 기자들과 대담한 내용이 <아베 신조 회고록>에 수록됐다. 이 회고록에 따르면, 한일 위안부 합의(2015.12.28)를 통해 이 문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아베는 이렇게 답했다. "이 합의를 맺는 것에 처음에는 저는 신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지금까지도 약속을 지켜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해결로써 국제사회에서 서로 비난·비판하는 것은 삼가하겠다, 즉 국제사회를 증인으로 삼는 것이죠. 이 두 기둥으로 이 문제를 종식하겠다고 한다면 마지못해 할 수밖엔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이 세금에서 10억 엔을 내고 제가 사과한 것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