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같이 회식하는 선생님들은 빨대로 맥주 마시는 법을 아십니다." 2025년 박병찬 교사를 장애인교원노동조합(장교조) 모임에서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다. 17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박 교사는 현장에서 보기 드문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교원으로 학교 장애 접근성 확대에 큰 역할을 해 왔다. 2025년 사단법인 무의가 기획한 학교 장애 접근성 조사인 ' 모모탐사대 '(모두의 학교 by 모두의 1층)에서도 직접 학생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했다. 박 교사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 어떻게 교사가 되었는지? "어릴 적에는 활발한 성격에 체육을 좋아해 경찰관, 소방관을 꿈꿨다. 초중고 12년 중 11년간 학생회 임원을 하며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군 입대 신검 후 '큰 병원을 가 보라'는 소견을 받고 병원 검사 후 희귀 근육병 진단을 받았다. 경찰대를 지망했었는데 당시 큰 충격을 받고 방황하다가 경인교육대학교에 진학했다. 교대를 다니는 동안에도 활동량이 많은 초등교사를 할 수 있을지 회의하며 자퇴까지 고민했다. 그러다 교사를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교생실습 때였다. 벽 짚고 뒤뚱거리며 다녔던 시기인데 아이들이 장애를 가진 교사에게 거부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더 다가와 주더라. 또한 당시 서울대학교 병원 담당 주치의가 해 준 말도 큰 용기를 줬다. '교육 환경에 선생님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교육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후, 다양성과 포용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교직을 선택해 2009년부터 교사로 일하고 있다. 2008년 장애인 교원 임용이 생긴 후 경기도에서 최초의 장애인 교원 사례였고 사실상 전국 최초 사례였다." "일상적인 불편함 또한 상존" - 중도에 장애 진단을 받고 휠체어도 이용하게 되었는데, 장애 교사로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정말 많지만... 우선 3년 차 교사 연수를 계단식 강의실에서 들어야 했던 때가 기억난다. 제대로 자리에 앉을 수 없어 통로 구석에 책상도 없이 연수를 들었다. 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수치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한 번은 학부모 총회에서 학부모들에게 인사를 하려는데, 경사로를 간이 의자들이 막고 있어 교실로 돌아가야만 했다. 남자 장애인 화장실을 휠체어로 이용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여자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다 학부모와 마주쳐 곤란한 적도 있었다. 운동장에 설치된 펜스 때문에 휠체어가 가로막혀 운동장 수업을 하지 못하고 보조 인력이 펜스를 밀어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지나갈 수 있었던 사건도 기억난다. 일상적인 불편함 또한 상존한다. 쉬는 시간 10분은 화장실을 다녀올 물리적 시간이 안 된다. 장애인 화장실은 건물에 하나뿐이라 동선이 길다. 종종 수업이 끝날 때까지 참는다. 지진, 화재 등 자연재해 대피 훈련 때는 굉장히 난감하다. 재해 때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는데, 학교에 왔던 소방관에게 '나의 경우 어떻게 대피하는가'라고 물었더니 휠체어 이용자 대피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실제 상황에서도 구조대가 올 때까지 생존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게 매뉴얼이란다." - 초등교사는 체육수업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진행하는가? "예전 학교에선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담임을 맡고 싶은데, 체육수업은 못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이례적으로 옆 반 교사와 사회, 체육 교과를 교환하여 수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옆 반 담임이 체육을 세 시수, 내가 사회를 세 시수 하는 형태였다. 작년에는 5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학교에서 체육 전담 교사를 배정해 주어 한결 수월하게 담임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정당한 편의 지원만 제공된다면 장애인 교원도 충분히 담임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