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문병기]갑질 의혹이 들춰낸 그들만의 특권의식

‘갑질’이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된 것은 십수 년이 넘은 일이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부당한 권력 행사가 ‘갑질’이란 고유명사로 규정되고 공론화된 것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다. 2013년 한 유명 기업 영업사원이 가맹점을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는 폭언과 함께 ‘물량 밀어내기’를 시도한 사건과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은 갑질을 개인의 권력 남용을 넘어선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와 불공정을 상징하는 말로 끌어올렸다.권력이 만든 갑질 성역 정치권은 민첩한 대응에 나섰다. 대기업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부당 단가 인하 등을 막는 하도급법, 대형마트의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를 차단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대리점 거래 공정화법’ 등이 잇달아 국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갑질 대응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2013년 갑질이 사회 문제가 되자 만들어진 을지로위원회는 13년째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