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설계-제조 분리로 반도체 새판 짜기[이준만의 세상을 바꾼 기업가들]

《오늘날 반도체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부품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자동차, 군사 무기, 통신 인프라까지 현대 국가의 경쟁력과 안보를 동시에 좌우하는 전략자산이 됐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 공장 하나를 두고 외교와 안보 카드를 동시에 동원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의 AI 열풍은 이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AI 붐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알고리즘을 개발한 기업들이 아니다. 그 알고리즘을 실제로 구동할 수 있는 반도체를 설계한 엔비디아, 그리고 그 칩을 물리적으로 만들어내는 대만 TSMC다.》엔비디아가 설계한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A100과 H100, H200을 거쳐 최신 세대에 이르기까지의 제품들은 모두 최첨단 공정에서 생산되는데, 이 공정은 사실상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담당하고 있다. 이 거대한 반도체 제조 기업의 출발점에는 한 기업가가 오래전에 던진 놀라울 만큼 단순한 질문이 있었다. “정말 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