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원시 시대부터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구력'이라고 한다. 맹수가 쫓아와도 지칠 때까지 도망치고, 사냥감을 끝까지 추격하는 끈기. 이 '추격 DNA'가 여전히 우리 몸속에 흐르고 있는 걸까? 한동안 도심을 질주하던 '러닝크루'의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이제는 서로를 쫓고 쫓는 '경찰과 도둑(경도)' 게임이 공원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적게는 10명, 많게는 30명씩 모여 술래잡기를 한다. 다 큰 어른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초등학생 때나 하던 놀이가 지역 커뮤니티 앱 '당근'을 통해 부활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들뜬다. 그러나 나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이번에도 난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뿐, 결코 저 무리에 섞이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러닝크루나 '경도' 같은 역동적인 소모임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우려돼서다. 솔직히 말해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공공장소에서 무리 지어 발생하는 무질서와 소음이 필연적으로 따랐기 때문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