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극진하게 이재명 대통령 예우한 일본, 회담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

일본 나라(奈良)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한일 관계 전문가이자 일본통으로 불리는 강창일 전 주일대사를 14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총평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강창일 전 주일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이번 나라(奈良) 한일정상회담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이번 회담은 전반적으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무난한 회담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일본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에서 회담이 열렸다는 점과, 일본 측이 외교적 의전을 넘어설 정도로 지나치게 극진하게 한국 대통령을 예우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이 이번 회담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나라 정상회담, 과거 교류 위에서 미래를 말한 상징적 선택" - 대통령이 '나라'라는 고대 교류의 상징적 공간을 강조했는데, 외교적 메시지 측면에서 장소 선택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나. "일본의 나라는 일본의 고대국가가 완성된 시대(710-794년)의 수도이다. 중국 당나라의 율령체제를 받아들이고, 한반도 특히 백제의 유민들과 불교문화를 받아들여 고대문명을 꽃 피웠다. 대표적인 예가 동대사의 대불인데, 백제계 장인들이 조성에 깊이 관여했다. 그런 의미에서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한 정상회담의 장소로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그런 장소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과거의 교류를 바탕으로 미래 협력을 모색하자는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장소 선택은 이재명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측의 의지가 반영된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대통령이 "셔틀외교의 토대 위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했는데, 현재 한일 셔틀외교는 제도적으로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보나? "단순히 '미래지향적 관계'만 강조했다면 외교적 수사에 그쳤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과거를 직시하면서'라는 표현이 함께 사용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 명문화 된 '과거 직시 미래지향'이라는 것은 전범이 되어 있었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아베 정권 시절에는 이 표현에서 '과거를 직시하면서'를 빼려고 했다. 이것을 되살린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번 회담에서 이 원칙이 다시 강조된 것은, 셔틀외교가 단순한 왕래를 넘어 내용적으로도 의미 있는 단계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일 전략적 협력, 선택이 아니라 필수… 미래세대와 첨단기술이 관건" - 한일관계가 과거처럼 특정 현안에 따라 급격히 흔들리지 않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안전장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이다. 특히 가해국인 일본은 피해국인 한국의 역사적 상처를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 상처가 덧나도록 소금을 뿌리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우리도 한일관계의 심화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고 우리 국익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너무 감정적 대응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태도로 현안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성숙한 외교적 자세가 필요하다." - 이번 회담에서 교역을 넘어 경제안보·과학기술·국제규범 협력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띄는데, 한일이 실제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분야는 어디라고 보나?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이미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기능하여 왔다. 반도체, 공급망, 핵심 소재 분야가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하지 않다. 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식과 규범에 따라 책임 있는 행동을 하자는 원칙적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 AI, 지식재산 보호 등 첨단 분야 협력이 언급됐다. 미·중 기술 경쟁 속에서 한일 협력은 어떤 외교적 균형을 가질 수 있을까?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