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추풍령휴게소를 선두로 수많은 휴게소는 주옥 같은 역할을 한다. 먼 길 가는 운전자의 굳은 허리를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회복하여 졸음 운전을 예방한다. 한 끼 식사와 간식, 급한 볼 일, 주유까지 가능해 장거리 국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로다. 휴게소가 여행의 내부로 들어온 건 다양성을 갖추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바다 옆 휴게소, 도로 상공에 설치된 휴게소, 정원이 펼쳐진 휴게소, 미술관 휴게소 등 위치와 주제가 선명한 휴게소는 오래 기억된다. 우연히 들른 휴게소에서 참신한 경험을 했다면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남기 마련이다.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 뷔페식 자율식당에선 원하는 반찬 먹을 만큼 담는 밥상에 반한 적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매송휴게소의 갓 구운 토스트는 맛이나 품질에서 손색없는 한 끼였다. 휴게소마다 개성 있는 음식은 여행자의 들뜬 기분을 한층 더 올리는 마중물이 되곤 한다. 때문에 여행길 휴게소는 생략할 수 없는 방앗간으로 굳었다. 식사 뿐 아니라, 화장실 위생 상태는 대부분 특급 호텔 못지않다. 은은한 향 사이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명화 감상까지 가능한 곳들도 있다. 만족도 높은 화장실 문화는 휴게소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주체이기도 하다. 우연히 만난 맛집 휴게소 지난해 11월 말쯤 경북 문경으로 가는 길에 현대식 한옥 건물이 눈에 띄었다. 지나는 길에 본 건물이어서 한옥호텔 정도로 추측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문경에 숙소를 정하고 근처 고모산성을 둘러보기 위해 차를 몰았다. 도착해 보니 얼핏 보아 궁금했던 한옥 건물 앞이었다. 호텔이라고 예상했던 곳은 뜻밖에도 '진남휴게소'였다. 단아한 데다 차분한 것이 휴게소 기능보다는 호텔이나 박물관 느낌이 훨씬 강했다. 문 열고 들어가면 대리석으로 시공한 대기 공간이 반길 것 같은 정취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