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도 더 전의 기억이다. 당시 대학 학부생이었던 나는 하교길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문득 '책 한 권 써보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물론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어디까지나 막연한 꿈에 불과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하면서도 다른 기자들이 자신이 연재하던 글들을 묶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무척 부러웠다. 나 역시 꾸준히 글은 썼지만, 한 권의 책으로 묶을 만한 분량의 콘텐츠는 없었다. 그러다 2022년 활쏘기(국궁)를 배우기 시작했다. 국궁 수련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을 무렵, 국궁으로 한 번 칼럼을 연재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배워보니 이렇게 재밌고 유익한 취미가 없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국궁의 매력을 소개하고 싶었다. 유단자도 아닌 초보 궁사가 감히 국궁으로 칼럼을 쓴다는 게 민망하고 두려워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나 초심자의 솔직한 체험기가 오히려 우리 전통활쏘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용기를 냈다. 그렇게 2024년부터 오마이뉴스에 < 활 배웁니다 >라는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1년 반 넘는 기간 칼럼을 통해 우리 전통 국궁을 배우는 과정에서 느낀 즐거움, 국궁이 내게 가져다 준 유익한 결과들을 소개했다. 사실 처음부터 단행본 출간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 연재였다. 어느 정도 분량이 충족되면 출판사들의 문을 두드려 볼 작정이었다. 그런데 칼럼의 소재가 고갈되어 '이제 슬슬 연재를 종료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무렵,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오마이뉴스 <활 배웁니다> 연재글 출간을 제안드립니다." 부산의 한 출판사에서 보내온 출간 제안 메일이었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드디어 내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마다할 까닭이 없어 그 자리에서 바로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본격적인 출간 작업에 들어갔다. 기존 연재분을 다듬고, 출판사의 요청에 따라 기존 칼럼에는 없던 내용들도 추가적으로 보완했다. 그렇게 2026년 1월 마침내 인생 첫 책 <살짜쿵 활쏘기>가 탄생했다. 국궁 청년의 성찰 에세이 '살짜쿵 활쏘기'는 우리의 전통활쏘기, 국궁을 소재로 한 에세이다. 그래서 국궁을 접해본 적 없는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은 활을 한 번도 잡아본 적 없는 이들이 첫 번째 타깃 독자이다. 국궁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국궁이 어떤 운동인지 소개하는 한편 국궁이 우리 삶에 어떠한 유익함을 가져다주는지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국궁에 대한 심오한 이론이나 비전을 담은 교본이 아니라, 그저 서른 넘어 활쏘기를 배운 청년이 활쏘기를 통해 이룬 것들을 성찰하고 공유하는 인문학 에세이에 가깝다. 중학생 시절 국궁에 대한 로망을 품게 된 계기, 대학생 때 활을 잡았다가 포기한 사연, 활쏘기를 통해 깨달은 교훈들까지. 국궁이 어떻게 한 청년의 삶에 깊숙하게 스며들었는지 진솔한 고백을 풀어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