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美물가 ② 상호관세 판결 ③ 금리… 원화 하락 방어선 될까

1480원 선에 근접했던 원달러 환율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 개입’으로 일시적인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환율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정책 환경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변동성을 다시 키울 변수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1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던졌던 “과도한 외환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이틀 뒤인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원달러 환율이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1477.5원을 기록하며 1480원을 넘볼 때 극적으로 나온 메시지다. 그 결과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10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베선트 장관이 한국의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줬지만 아직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두 개입은 투기적 수요를 일부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미국에 투자하는 실수요까지 막기는 어렵다”면서 “효과는 길어야 일주일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① 美, 두 달 연속 2%대 물가 유지 금리 내리면 환율 안정화 기대 앞으로 고환율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첫 번째 변수는 미국 물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11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물가가 안정되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는 금리 인하 쪽으로 기울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면 시중에 달러가 더 많이 풀려 강달러가 약달러로 전환됨으로써 환율이 안정될 여지가 생긴다. ② 연방대법원 관세 판결 또 연기 위법 결론 나도 환급은 미지수 또 다른 변수는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이다. 대법원이 미국 관세정책의 위법성을 확정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으로부터 걷은 수조 달러 규모의 관세를 환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상호관세 조치에 불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미국이 망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대법원을 압박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위법 판결이 나더라도 미 행정부가 기존 무역 관련 법률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하는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관세가 실제로 철회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③ 韓보다 과하게 높은 美금리 한은, 연내 금리 올릴 가능성 세 번째 변수는 금리 조정 여력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미국(3.50~3.75%)과의 금리 격차는 최대 1.75% 포인트에 이른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으로 시중에 원화가 과도하게 풀린 것이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일부 경제학자들은 “한은이 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 통화(M2) 비율은 153.8%로 미국 71.4%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표현을 삭제하며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