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 예산을 둘러싼 충남 태안군의회의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이 심각한 혼란에 빠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정례회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이어 지난 9일 열린 원포인트 임시회마저 자동 폐회되며 예산 심의 자체가 무산된 것은 지방자치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무책임한 행태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이날 회의는 예산안에 대한 실질적인 심의나 표결 없이 시간을 끌다 자정 자동 폐회를 맞았다. 이는 군민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자 의회의 존재 이유를 부정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적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씨름대회 설날장사씨름대회는 단순한 체육 행사가 아니다. 30여 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속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KBS 생중계를 통해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와 '2026 태안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는 가장 강력한 홍보 창구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겨울철 관광 비수기에 지역경제를 살리는 핵심 동력으로 기대가 컸다. 더욱이 지난해 연말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가 폐쇄되면서 지역사회 전반과 지역경제의 위축이 뚜렷해진 상황에서 숙박업·요식업·전통시장·소상공인·관광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2024~2025년 설날장사씨름대회를 통해 이미 체감한 상태였다. 이번 대회는 지역경제에 단비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예산의 타당성을 둘러싼 정책 논쟁이 아니라 정치적 감정싸움과 자존심 대결로 비화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본질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수가 사과해야 예산을 통과시켜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공개적으로 오르내리며, 군민의 혈세가 정치적 흥정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파행이 이어지자 지역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외식업지부와 숙박업지부, 태안군씨름협회, 태안군 이장단 등은 지난 13일부터 군의회의 책임 방기를 규탄하는 펼침막을 군 전역에 게시했다. 태안군체육회 역시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태안군체육회는 성명에서 "2026년 설날장사씨름대회를 태안에서 개최하겠다는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돼 송구하다"며 "군의회는 공정성·투명성·책임성을 바탕으로 군민의 뜻을 대변해야 할 기관임에도, 이번 심의 과정에서 그러한 기본 원칙이 지켜졌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대회는 많은 군민의 참여와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숙박·요식업·전통시장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번 예산 심의 파행은 지역 소상공인과 군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철저히 외면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군의회의 결정은 단순한 내부 판단이 아니라 군민 전체의 삶과 지역의 미래, 태안의 대외 신뢰도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천혜의 관광지 태안을 전국에 알릴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선의 의원 "행정 기만에 대한 경고"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박선의 태안군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의 정당성과 집행부의 책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을 단순한 반대가 아니라 "군민과 의회를 기만한 행정에 대한 경고"라고 규정하며 다섯 가지 핵심 이유를 제시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