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라리[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25〉

깜박했는데감자 삶았어네가 잘 때성한 놈들 골라껍질 깎고 소금 뿌렸지벼랑 밭으로나 보러 오기 전에친정 엄마 생각에또 울기 전에볼가심하렴―전윤호(1964∼)이 시는 작고 따뜻한 전갈 같다. 힘들 때 골방에 들어가 몰래 읽고 싶은 편지 같은 시다. 여기에 큰 이야기는 없다. 대단한 미사여구나 듣기 좋은 말도 없다. 아마도 여성인 화자가 다른 여성에게, 대수롭지 않은 듯 건네는 말이 시의 전부다. “깜박했는데/ 감자 삶았어” 하는 말! 전윤호 시인은 ‘정선’이란 시집을 온통 강원 정선의 이야기로만 꾸렸으니, 이 시도 정선 어디쯤 “벼랑 밭”에서 일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일 것이다. 화자는 잠깐 오수에 빠진 여성에게 밭으로 나오기 전 감자를 먹고 나오라고 한다. “친정 엄마 생각에/ 또 울기 전에/ 볼가심하렴” 하는 말이 곰살스러운 말투도 아닌데 퍽 다정하다. 읽는 사람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잠들었던 그이는 친정 엄마 생각에 자주 우는 사람일 테고 어쩌면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