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웰다잉’ 이전에 고민해야 할 ‘웰에이징’

오래전, 한 지인으로부터 10년 넘게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던 아들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병시중에 온 가족이 매달리다 보니 경제적·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였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가족들이 없는 틈에 집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한다. 장례식장에 다녀온 지인은 허탈한 표정으로 “우는 사람은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밖에 없었다”고 했다. 100세 시대란 말조차 이제는 식상해졌지만, 정말 오래 사는 게 그렇게 좋기만 한 일일까? 의사로서 30년 가까이 초고령 노인들을 돌봐 온 저자가, 작정하고 대부분의 사람이 겪어야 하는 ‘늙어감’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책이다. 철마다 비행기 일등석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병원은 건강검진 때만 갈 정도라면 축복이겠지만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는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100세 시대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산다는 말이 아니라, 병마에 시달리면서 100세까지 죽지도 못한 채 고통받을 수 있다는 말에 가깝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