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남편과 둘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출산을 앞두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친정 도움 없이 정말 가능해?" 한국 사회에서 출산과 산후 회복은 여전히 가족의 지원을 전제로 이야기된다. 나 역시 그 전제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친정 어머니가 오실 수 없었고, 호주 영주권자도, 시민권자도 아니다. 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앞두고 불안이 겹쳤다. 하지만 출산 이후 내가 경험한 현실은 '개인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 육아'와는 달랐다. 호주에서는 출산 이후의 시간이 정부가 설계한 공공 보건 시스템 안에 포함돼 있었다. 출산 후, 집으로 연결된 공공 돌봄 아기가 태어나면 병원에서 내가 속한 동네로 아이의 출생 사실이 전달된다. 아이가 태어나고 집으로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지역 공공 보건소(Maternal and Child Health Service)에서 연락이 왔다. 연방정부 소속의 모자보건 간호사(MCH nurse)가 집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출생 1주차엔 간호사가 아기의 체중과 성장 상태, 수유 상황을 점검했고, 산모인 나의 회복 상태와 정서 상태도 함께 확인했다. 이 서비스는 무료였다. 그리고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정해진 시기에 맞춰 생후 약 3.5세까지 여러 차례의 무료 체크업과 상담이 이어진다. 그 기록은 태어난 아기가 모두 받는 '그린북'이라는 초록색 책자에 기록된다. 우리 아이는 생후 1주, 2주, 4주, 8주 차에 모두 이 공공 시스템을 통해 검진을 받았다. 출산 이후의 돌봄이 개인의 체력이나 가족의 여력에만 맡겨지지 않는 구조라는 점을 이때 처음 실감했다. 새벽에도 연결되는 24시간 상담 창구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