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면 5조 원을 줍니다. 인구 350만 명의 메가시티가 됩니다." 예상했던(?) 그대로의 '당근책'이 나왔다. 지난 16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표한 '대전·충남 행정통합 지원 방안'의 핵심은 '돈(4년간 총 20조 원)을 줄 테니, 살림을 합쳐라'다. 그동안 시큰둥하거나 반대하던 정치인들은 갑자기 금광이라도 발견한 듯 '통합만이 살길'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30여 년 전, 충남과 대전을 분리하는 게 살길이라며 이불을 걷어차던 이들이 이제는 갑자기 한 이불을 덮으란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거대한 합병 소식에 정작 그 집에 사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주민들의 반대와 우려는 아예 들을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지난 10년간 대전시와 충남도의 예산 장부를 들여다보자. 2017년 합계 약 10조 원이었던 두 지자체의 예산은 2026년 현재 20조 원에 육박한다. 매년 평균 1조 원 가까운 예산이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살림살이가 그만큼 나아졌습니까?"에 대한 대답은 냉소적이다. 매년 1조 원이라는 거액이 추가로 투입됐음에도 대전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여전히 짐을 싸 수도권 또는 대도시로 떠나고, 충남의 농촌 마을엔 빈집만 늘어간다. 예산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주민 소득이 두 배로 늘지 않았고, 줄어드는 인구 추이도 멈추지 않았다. 통합을 하고, 매년 '5조 원'을 더 쓰면 나아질까? 지방자치는 왜 하는가? 지방자치는 왜 하는가? 내 삶의 터전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결정하겠다는 선언이다. 하지만 지금의 논의는 '정치적 셈법'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