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에도 온기를 전하는 사람[2030세상/배윤슬]

도배사가 되기 전 상상했던 도배는 적막하게 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벽지를 붙이는 일이었다. 오로지 벽과 나만 존재하는 공간에서 내가 움직이는 소리만 들으며 외로이 이어가는 작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웬걸, 도배사가 이렇게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인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물론이고 전기나 목공, 타일 같은 다른 공정의 작업자들, 또 내게 일을 의뢰하는 인테리어 업체의 대표나 직원 등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요즘은 주로 이사 들어가기 전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집의 도배를 하기 때문에 고객을 직접 만나는 일은 드문 편이다. 그래서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 방문하게 될 경우 누군가 이미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는 일이 조금 낯설다. 아무런 살림살이가 없는 상태에서 도배를 마치고 마감을 했는데, 살림살이와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새롭다. 내가 열심히 마음을 담아 도배한 곳에서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