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조5천억원짜리 ‘평화 회원권’ 팝니다” 유엔 패싱 큰 그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유엔 대체 기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 구상을 제시하면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 및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기구의 활동 범위가 결국 글로벌 분쟁 지역 전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입수한 헌장 사본에 따르면 “평화위원회는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분쟁 위험 지역에서 안정성을 증진하고, 합법적인 통치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기구”라고 명시됐다. 애초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알려졌으나, 헌장에서는 활동 범위가 ‘분쟁 영향 또는 위험 지역’으로 확대됐다. 오히려 가자지구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더 민첩하고 효과적인 국제 평화기구’의 필요성은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당국자도 “장차 평화위원회가 가자지구를 넘어서는 사안을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사한 다른 평화 합의도 평화위원회 권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으로서 막강한 권한도 갖는다. ‘트럼프 의장’에게는 회원국 가입·탈퇴 관련 결정권도 부여되는데,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또한 의장은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되는 위원회의 결정을 승인하고, 찬반 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 산하에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고 해산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또한 회원국의 임기는 3년이지만, 10억 달러(약 1조 4700억원)를 출연한 회원국에는 임기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호주, 캐나다에 가입 초청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과 이집트, 터키도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이런 ‘대체 기구 조성’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미국의 유엔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고, 실제 이달 초에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이유로 31개 유엔 산하 기구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