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 시한부 판정 받았대. 어떡해...!" 지난해 12월, 동네 카페에서 전해 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깜돌이(반려견) 엄마도, 땡구 엄마도, 카페 사장 할머님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예전 주인에게 방치된 채 돌봄 없이 지내다 새 보호자를 만나 비로소 안온한 삶을 얻게 되었다며 모두들 기뻐했건만, 예고된 이별 앞에서 말로 다 담기지 않는 먹먹함이 밀려왔다. 며칠 전, 소망이가 기침을 하고 숨쉬는 게 이상하더니 밥도 잘 안 먹기에 소망이 엄마가 급히 병원에 데려 갔단다. 의사는 급성 신장암이 폐로 전이되어 치료가 어렵다고 했다. 소망이는 입원 5일만인 12월 27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그리고 이틀 뒤, 아빠와 동네 카페에 들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드나들던 공간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구석구석 냄새를 맡은 뒤, 사장 할머님을 한참 바라보았단다. 그간의 사랑에 감사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염려스러운 마음에 나도 다시 카페를 찾았다. 사장 할머님에게 혹시라도 소망이 소식이 들리면 연락을 달라 부탁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전화가 왔다. 소망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2025년 12월 31일, 소망이는 8년의 견생을 마쳤다. 비바람 속 소망이의 시간들 소망이는 여덟 해 전, 아파트 단지 정문 옆 편의점에 묶여 있던 새끼 강아지였다. 함께 입양된 사랑이와 좁은 울타리 안, 벼룩이 득실대는 거적대기 위에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온몸이 젖어들던 비 오는 날에도, 살을 에는 추위에도 서로 몸을 바짝 붙여 체온을 나누며 의지했다. 성견이 되자 사랑이는 목줄을 끊고 도망쳤다. 주민들이 보호소에 올라온 사랑이의 사진을 보여주었지만, 편의점 주인은 찾을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공고 시한을 넘긴 사랑이는 안락사 되었다. 소망이는 돌아오지 않는 단짝을 그리워해 밤낮으로 울었다. 사랑이를 잃은 뒤, 소망이는 길 위에서 사계절을 홀로 견디며 4년을 보냈다. 아이들이 컵라면을 먹다 흘린 붉은 국물은 흰 털에 그대로 묻은 채 굳어갔다. 취객들의 해코지로 몸에 구멍이 나는 큰 상처가 생겨도 짖지 않았다. 차가운 바닥에 몸을 낮추고 버티는 일이 습관이 되어갔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