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속담에 ‘항상 들러리, 결코 신부가 아니다(Always the bridesmaid, never the bride)’라는 말이 있다. 성공에 늘 가까이 가지만 끝내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최근 구직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며 이를 실감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보며 살벌하게 공감한 이유다. 영화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중년의 유만수는 제지 업계에서 수십 년간 일한 베테랑이지만 정리해고된다. 실직 후 저축은 줄고 가족의 생계는 어려워지면서 그의 자존감도 무너진다. 절망에 빠진 만수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자를 제거하는 기괴하고 블랙코미디적인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표면적으로 암울한 풍자와 폭력적 코미디의 형식을 띠지만, 그 이면에는 중년층이 구직시장을 헤쳐나가며 느끼는 불안을 현실감 있게 담아낸다. 이 영화는 1949년 영국 블랙코미디 영화 ‘친절한 마음씨와 관(Kind Hearts and Coronets)’을 떠올리게 한다. 귀족 가문의 말썽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