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汝自島)'가 있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 순천만 한가운데에 있다. 면적은 59만㎡로 작다. 도시의 작은 동(洞) 규모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선은 7.5㎞에 이른다. 사람은 95가구, 200여 명 가까이 산다. 큰 섬과 주변 섬의 배치가 '여(汝)'자 모양을 하고, 생활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자(自)'를 써 '여자도'라 불린다. 주민들은 어업과 농업을 하며 생활한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 여자리에 속한다. "작은 섬이지만, 마을마다 생활 방식과 리듬이 조금씩 달라요. 차이를 인정해야죠.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존중하며 이어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섬의 오늘이 내일로 무리 없이 이어질 때, 섬사람들 일상이 평화롭고 우리 섬도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점운(71) 여자리 이장의 말이다. 그는 4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여자도는 여자, 송여자, 마파 등 3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정 이장은 3개 마을 '통합 이장'이다. 평범한 일상이 여자도다운 모습 여자도에서 나고 자란 정 이장은 섬의 시간을 따라 살아왔다. 예나 지금이나 여자도가 가장 편하고, 자신의 성향과도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바다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익히며 살아온 시간이 쌓인 결과다. 정 이장은 어업을 한다. 자망(刺網)을 이용해 꽃게, 서대 등을 잡는다. "특별한 건 없어요. 단지 고향을 지키는 데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섬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데,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그런 일을 조금이라도 돕고 싶고요.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섬의 하루하루를 함께 이어가는 평범한 일상을 그립니다. 평범한 일상이 여자도다운 모습 같아요." 이장을 맡게 된 이유를 물은 데 대한 그의 대답이다. 특별한 계기라도 있을까 해서 물었는데, 평이하면서도 철학적인 답변이 돌아온다. 섬마을 이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