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숑의 도시’ 리옹에서 시작된 한식의 승부[정기범의 본 아페티]

프랑스 리옹의 아침 시장은 조용하지만 단호하다. 치즈 상인의 손길은 신중하고, 정육점 주인의 칼끝은 정확하다. 음식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삶의 품격이라는 믿음이 이 도시의 공기 속에 스며 있다.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이 촬영지로 리옹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이것이 단순한 배경 변화가 아니라 하나의 질문을 던진 것처럼 느껴졌다. 한식은 미식의 수도에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가. 현지 프로덕션 파트너로 참여하며, 그 질문이 현실에서 시험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리옹은 현대 프랑스 요리를 세계적 문화로 끌어올린 셰프 폴 보퀴즈의 도시다. 그는 ‘누벨 퀴진’을 통해 요리를 장인의 기술에서 창조적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했고, 반세기 넘게 유지된 미슐랭 3스타 기록으로 프랑스 미식의 상징이 됐다. 2018년 그의 장례식은 국가적 추모 속에 치러졌고, 2026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도시 전역이 그의 유산을 기리고 있다. 리옹 중심의 시장 ‘레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