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창덕궁 후원. 높이 1m 남짓의 상자형 로봇이 흙길 위를 지나다녔다. 꽁무니에 달린 빨간 매듭 노리개를 흔들며 연못 근처를 지날때, 한 직원이 시험을 위해 휴대용 부탄가스 토치로 로봇 가까이 불을 갖다 댔다. 그러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라는 경고음이 울리며 경광등이 켜졌다. 창덕궁 상황실 화면에는 즉각 “오전 11시 8분 화재” 경고창이 떴다. 이 로봇은 국가유산청이 조선시대에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순라군(巡邏軍)’에서 이름을 따 10일 시범 도입한 궁궐 최초의 로봇 경비원 ‘순라봇’이다. 고궁 가운데 울퉁불퉁하고 굴곡진 길이 많은 창덕궁에서 다음 달 9일까지 성능을 시험한다. 순라봇은 인공지능(AI)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기반해 자율 주행한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낮 2회, 밤 7회 순찰한다. 후원 내 충전소에서 출발해 약 40분간 애련정(愛蓮亭)과 부용지(芙蓉池) 등을 점검한 뒤 충전소로 돌아오는 코스다. 별도 조작하지 않아도 정해진 순찰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