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 관세에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관세 정책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법적 근거만 바꿔 관세를 다시 걸겠다고 나섰다. 그렇다면 무엇이 위법이고, 무엇이 새로 시작됐으며, 그래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차근차근 짚어보자. [#1]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부과해 왔다. 특정 국가나 특정 품목이 아니라, 거의 모든 수입품에 기본 세율을 얹는 구조였다. 무역적자와 공급망 취약성을 국가적 위기 수준의 문제로 규정하고, 대통령의 비상 권한을 활용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은 이 조치가 법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IEEPA는 외국과의 거래를 제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관세처럼 조세적 성격을 갖는 광범위한 부과를 허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관세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다는 헌정 질서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2] 트럼프는 어떤 관세를 부과했나 문제가 된 관세는 전면적이었다. 특정 품목을 겨냥한 산업 보호 관세와 달리, 전 세계 수입품에 기본 관세를 설정해 두는 구조였다. 이는 협상을 위한 압박 장치로 기능했다. 관세를 먼저 부과한 뒤, 무역 조건 재협상을 통해 이를 완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구조는 동맹국과 기업에 예측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관세의 범위와 지속 기간이 법률에 명확히 한정돼 있지 않으면, 기업은 가격과 계약, 투자 계획을 장기적으로 설계하기 어렵다. [#3] 미 대법원은 왜 위법이라고 판단했나 1977년 제정된 미국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은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특정 외국과의 금융·무역 거래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전통적으로는 자산 동결, 금융 제재, 거래 금지 같은 조치에 사용돼 왔다. 트럼프는 이 법을 근거로 수입을 제한하는 방식의 전면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관세를 단순한 거래 제한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세는 사실상 조세에 가까운 조치이며, 그런 권한은 명확한 입법 위임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IEEPA의 문언과 입법 취지를 볼 때,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까지 부여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판결은 또 하나의 현실적 문제를 남긴다. IEEPA를 근거로 이미 걷은 관세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위법 판단이 나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환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관세를 납부한 수입자가 별도의 절차를 통해 환급을 청구해야 하며, 그 범위와 방식은 추가적인 행정·사법 판단을 거쳐야 한다. 결국 이번 판결의 핵심은 권한의 경계다. 비상 권한은 특정 위협에 대한 대응을 위해 설계된 것이지, 상시적인 통상정책을 대체하는 일반 권한으로 확장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4] 대법원 판결 이후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나 미 대법원판결 직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Section 122)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국제수지의 근본적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 수입부과금이라는 형식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