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숙청한 수양, 결국 벌받은 걸까?

오랜만에 국내 극장가를 달구는 영화가 등장했다.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다. 명절을 거치며 400만 관객을 끌어들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관객이 볼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체로 '웃기고 슬펐다'는 반응이다. 초중반에는 유해진 배우 등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재미가 넘쳤지만, 후반에는 단종의 비극적인 최후가 그려지면서 눈물을 쏟게 했다는 것이다. 사실 단종의 전반적인 삶 자체가 기구하고 슬프다. 단종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인 현덕왕후 권씨를 잃었다. 이후 할아버지(세종), 할머니(소헌왕후), 아버지(문종)를 잇달아 잃었다. 완벽에 가까운 정통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든든한 후견인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매우 불안정한 존재가 됐다. 결국 숙부인 수양대군의 쿠데타로 왕위를 빼앗겼고, 저 멀리 강원도 영월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그나마 영화 개봉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단종의 삶과 죽음에 대해 알게 돼 기쁘다. 유배지였던 영월 청령포에는 그 어느 때보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단종을 애도하고 수양에 대해 원망을 쏟아 놓는다. 단종은 애정과 동정의 대상이지만, 수양은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다. 비록 당대에는 역사가 뒤틀렸지만, 후대에는 역사의 정의가 바로잡힌 모양새다. 단종과 수양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