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타코 트럼프’에 내성… 정부 “불확실성 커, 냉정히 대응”

15% 관세에도 코스피 한때 최고치 원달러 환율도 6.6원 내려 1440.0원 관세 휘두르던 시대 종식에 안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 글로벌 관세’,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등 다채로운 보복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같았으면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며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거센 압박이다. 하지만 국내 경제 지표는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관세 압박을 버틸 수 있는 탄탄한 ‘경제 굳은살’이 생긴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15% 관세 압박이 있고 난 이후 첫 국내 증시 거래일인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56 포인트(0.65%) 오른 5846.0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5903.11로 출발한 코스피는 장 초반 5931.86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1430원대까지 저점을 낮추다 전 거래일보다 6.6원 내린 1440.0원으로 주간 거래 종가를 형성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융·통상 당국자들은 “상호관세 위법 판결 당일 미국, 유럽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글로벌 시장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한마디에 전 세계 증시가 시퍼렇게 질렸던 것과는 양상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최악의 침해국’으로 지목하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한 이후 4월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57% 폭락했다. 이어 7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대통령 앞으로 상호관세율을 적시한 관세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예고했을 때는 1.99%, 9월 26일 “한국의 대미투자액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압박했을 때는 2.45%씩 급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통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 삼으며 “한국산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했을 때 코스피는 오히려 2.73% 반등했다. 급기야 미국이 쌀 시장 개방 등 ‘비관세 장벽’까지 다시 꺼내 들고 보복관세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도 주가는 올랐고,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해가 바뀌면서 ‘트럼프 리스크’의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강한 위협이 결국엔 철회나 양보로 끝난다는 이른바 ‘타코’ 현상이 ‘양치기 소년’처럼 반복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대로 관세를 주무르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것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역법 301조 등을 적용하려면 사전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하다 보니 당장 관세가 오르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 관세율을 정하던 방식이 제약받게 된 점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다만 정부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상황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어떤 측면에서 플러스가 될 수 있지만, 마이너스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 “냉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