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표지 바꿨더니 환승 8분 줄었다...이 디자인의 마법

"엄마, 나 지하철 타고 싶어." 휠체어를 탄 딸이 지하철을 쉽게 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처음 떠올랐던 게 '휠체어 길에 스티커를 붙이면 어떨까'였다. 지하철에 스티커를 함부로 붙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후 시민들과 함께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만들고 '지하철에 교통약자를 위한 안내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후 그 꿈이 진짜 지하철 표지판으로 실현됐다. 사단법인 무의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현대로템의 지원으로 진행 중인 '모두의 지하철'은 서울지하철 70년 역사상 최초로 교통약자 관점에서 안내표지를 디자인하고 실제 부착까지 하는 프로젝트다. 민간 디자인기업인 눈디자인과 함께 디자인 작업을 총괄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이연준 교수를 만났다. - 다양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셨는데 교수님에게 공공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사회 전반에 어떻게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다. 서울시 청소년 건강 증진을 위한 신체활동 디자인이나 서울 개포동 도보친화거리 디자인, 보라매병원 실내 길찾기, 한국관광공사의 '읽기 쉬운 관광 안내 체계' 등의 작업을 해 왔다. 특히 관광공사 프로젝트는 현재 전국 안내 체계의 기본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와는 병원 응급실 등에 자살 시도자가 왔을 때 어떻게 하면 사후 관리할 수 있을지 응대 체계를 연구했다. 자살 시도자는 신체적으로 응급치료가 이루어지면 복합적인 이유로 정신의학과 치료를 받지 않는 비율이 높아 퇴원하는 이에게 정신건강센터 방문을 유도하는 메시지가 포함된 패키지를 개발하였다. 다만 이 패키지는 퇴원 시 누구에 의해 전달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의사나 간호사가 건네면 더 효과가 높아질 텐데) 거기까지는 개입할 수 없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다(이 프로젝트는 2022년 IF어워드를 수상했다)." - '모두의 지하철'은 선례가 없어 예산 책정부터 목표 설정까지 모두 모호한 상황에서 한지라 이 디자인을 누가 할 수 있을지 고민 많았다. 장애 있는 동생 이야기를 하시며 프로젝트 필요성에 공감하셨던 게 너무 반가웠다. "공공 디자인은 이해관계자가 많고 예산도 적어 고된 작업이긴 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장애가 있는 동생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밖을 나설 때마다 사람들이 보내는 '동정도 아니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특유의 시선이 있다. 어릴 때는 이민까지 고민했었다. 반면 2000년대 초반 뉴욕에서 본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바빠도 버스 기사와 승객들이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때까지 당연하게 기다려주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교통약자 안내 표지를 부착하고 싶다'는 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디자인을 통해 이런 인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멀리서도 볼 수 있게 엘리베이터 벽면에 대형 교통약자 픽토그램 -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 조사에 참여한 교통약자들이 지하철에서 '우리가 이곳에 존재한다는 걸 알려 주는 표지'라고 하더라.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복잡한 서울 지하철에서 정보를 인지하는 방식의 균형을 잡는 게 가장 중요했다. 기존 안내표지를 다 철거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이 표지만 너무 도드라지면 비장애인들이 헷갈리거나 엘리베이터로 지나치게 몰릴 수 있으니 그런 상황도 고려해야 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