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에게 가혹한 기다림 고문.... 대통령은 아는가?

"(입양부모) 자격 심사를 통과하고 결연위원회가 열린다는 건, 이미 제 마음속에 아이 하나가 생긴 거예요. 매일 그 아이만 생각하며 안타까워하고 미안해하는데, 행정은 거북이걸음입니다. 아니, 거북이보다 못해요. 길을 잃었으니까요." 첫 아이를 입양하고 둘째 입양을 진행 중인 입양모 김아무개(47)씨의 목소리가 떨렸다. 2024년 입양을 결정한 후 그녀가 마주한 세상은 '국가 책임'이라는 화려한 구호와는 거리가 멀었다. 2025년 7월 19일, 국내 입양 체계가 민간에서 공공으로 전격 전환됐다. 아동권리보장원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아동의 발생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진다는 '공적 입양 체계'의 서막이었다. 하지만 시행 반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만난 예비 입양 부모들은 "아이들의 인생이 행정의 무능 속에 방치되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법 시행 전 입양기관을 통해 첫 아이를 입양했던 이아무개(54)씨는 둘째 입양을 준비하며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행정 편의주의'의 벽에 부딪혔다. 입양 신청서 하나를 접수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이유는 허탈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서류를 작성해 등기로 보냈는데, 주소지 번지수 두 자리를 빠뜨렸다는 이유로 서류가 통째로 반송된 것이다. "방문 접수요? 안 된대요. 오직 등기만 된대요. 요즘 세상에 번지수 하나 틀렸다고 한 달을 소비하게 만드는 행정이 어디 있습니까? 과도기라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등기만 받는다는데, 이건 행정 편의주의일 뿐이죠." 겨우 서류를 접수해도 대기의 연속이다. 교육 접수 문자를 기다리는 데 한 달 반, 교육을 마친 후 가정조사를 기다리는 데 또 수개월. "언제쯤 아이를 만날 수 있느냐"는 이씨의 물음에 관계자는 차갑게 답했다. "대답할 수 없다." 업무가 너무 느려 포기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는 항의에는 "그럼 할 수 없죠"라는 무성의한 대답이 돌아왔다. 행정의 투명성이 사라진 자리에 쌓이는 예비 부모의 불안과 죄책감 앞서 말한 김씨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자격 심사를 통과하고 드디어 열린 결연심의위원회. 하지만 '부결' 통보를 받았다. 어떤 기준으로 매칭이 이뤄지는지, 왜 부결됐는지 물었지만 아동권리보장원은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확한 명칭조차 '정책위원회 결연분과'인지 '자격심의분과'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보는 폐쇄적이었다.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조차 비공개였다. 김씨는 1월 16일 회의가 다시 열린다는 사실을 수소문 끝에 알아내 전화했지만, "결재 완료 및 등기 발송 후에나 알려줄 수 있다"는 벽에 부딪혔다. "결연위가 열리면 아이는 이미 제 아이예요. 그런데 부결 사유도 모르고, (가정조사를 위탁받은 입양기관) 복지사로부터 아동의 '(성별, 나이, 장애 등에 대한) 수용 범위를 넓히라'는 권유만 받아요. 이건 공식적인 연락도 아니에요. 싫다고 하면 사유서를 쓰래요. 아동권리보장원은 정책위원회의 보정 명령을 복지사에게 떠넘기고, 예비 부모는 원칙 없는 행정 앞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숨죽여야 합니다."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받은 공식 문서는 '자격심사 통과' 통지서 단 한 장뿐. 나머지는 모두 문자나 전화로 이뤄졌다. 행정의 투명성이 사라진 자리에 예비 부모의 불안과 죄책감만 쌓였다. 지난해 10월 공적입양체계 개편 후 첫 번째로 결연이 확정된 입양모 박아무개(50)씨의 사례는 공적 체계의 미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4개월 딸아이와 결연이 확정됐지만,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기까지는 7개월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보장원 안내 메일에는 부모 서류만 준비하면 아동 서류는 보장원에서 법원으로 직접 보낸다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법원에 가보니 판사가 읽어볼 '청구 원인'조차 제가 직접 써야 했고, 제출해야 할 서류 부수도 보장원 안내와 달랐어요. 보장원은 실무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