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으로 접어들며 열매는 '모임'에서 조직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열매 대표인 김복희와 총무 김선옥, 윤경회 간사와 이다감 상담자가 주축이 되었고, 열매 연대자 중 일부도 활동가가 돼 보다 깊게 합류했다. 열매는 그간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 센터에서 정기적으로 치유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2월 10일은 이 프로그램 안에서 다가오는 창립총회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위해 총회에서는 단체 회칙과 임원 선출, 사업예산 등을 의결하게 된다. 어려운 용어와 절차를 이해하고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 회의에서는 비영리 민간단체로의 비전을 논의하고 열매 내부의 공통된 이해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중요했다. 과거사 성폭력 피해 당사자는 피해 경험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국가폭력은 청산되어야 할 문제로 공론화되었던 반면, 그 안의 성폭력은 사회문제화되지 못하고 이들을 대변할 기관이나 단체도 마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자신의 경험을 의미화할 언어를 만나거나 사회적 의제와 연결될 기회도 드물었다. 열매는 피해당사자가 중심이 되면서 젠더폭력이란 의제 하에 여러 과거사 피해자와 포괄적으로 연대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열매에게는 피해 당사자로서 겪은 삶의 경험과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감각이 있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터득한 앎이다. 모임과 단체의 차이, 과거사, 성과 젠더, 치유 등을 주제로 한 대화는 낯선 언어와 이미 알고 있는 몸의 감각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열매는 '과거사 젠더폭력 진실과 치유의 길을 여는 5·18 열매'라는 단체명으로 조직을 정의했다. 젠더폭력 피해자를 폭넓게 껴안기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