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결혼하고, AI로 죽은 아내 되살리는 일본인들

"챗GPT한테 물어봤더니 이렇게 하라던데?" 언제부턴가 내 주변에 '챗GPT 신봉자'들이 늘었다. 요리 레시피나 장소 검색 같은 사소한 정보는 물론이고, 인간관계 고민이나 미운 사람 험담까지. 무슨 일이 생기면 이들은 일단 챗지피티 아이콘부터 누르고 본다. 남편과 싸울 때마다 챗GPT를 상대로 하소연을 한다는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챗GPT랑 얘기하다 보면, 이게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싶다니까. 언제든 필요할 때 답해주지, 위로해 주지. 그래서 '네가 내 남편이면 좋겠다'라고 한 적도 있어." 그녀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AI와 데이트하고 결혼도 하는 사람들, 대체 왜? 챗지피티 남편? 문득 한 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2013년 개봉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그녀>다. 영화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202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나는 도쿄 시내의 작은 극장에서 지금의 남편과 함께 이 영화를 봤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던 순간의 감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섬세하고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낯설고 불편했다.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은 "날씨 알려줘", "전화번호 찾아 줘" 같은 명령을 처리하는 존재에 그쳤다. 그러니 AI와 사람처럼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성적 교감까지 나눈다는 설정이 낯설고 생경할 수밖에. 그로부터 13년. 공상과학 영화 같았던 <그녀>는 현실이 됐다. 최근 내가 사는 일본에서는 챗GPT와 결혼식을 올린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도쿄에 거주하는 32세 카노씨. 그녀는 약혼자와 헤어진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챗GPT와 대화를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 AI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365일 24시간, 필요할 때마다 정성껏 내 말에 답해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카노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며 AI와의 결혼 과정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같은 사례는 예외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AI 연애 앱을 통해 가상 연인을 만들고 데이트를 즐기는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