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시도지사를 비롯하여 수많은 후보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거나 출마를 준비하며 자기 이름, 얼굴 하나 알리기 위하여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자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경력, 단 1표라도 도움이 될 것 같은 이력을 알리기 바쁘다. 그런데, 진실이지만, 100% 사실이지만 말하면 안 되는 후보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알지만 자기 입으로 밝히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17개 시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100명에 이르는 후보들의 정당 관련 내용이다. 호부호형을 금지당한 교육감 후보들 서울교육감으로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들 중 강민정, 임해규, 조전혁, 경기교육감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안민석, 유은혜, 임태희 그리고 현 대구교육감 강은희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지금은 정당의 당원이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정당의 당원이었고, 심지어 정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을 한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유권자라면 모두 알고 있는, 아니 몰랐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AI에게 명령어 한 줄만 입력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서울의 강민정, 경기의 안민석·유은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이고, 조전혁·임태희·강은희 등은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 정당 국회의원 출신들이다. 그런데, 아주 우습게도 이들 정치인 출신 교육감 후보나 현직 교육감 중 누구도 자신이 특정 정당 국회의원이었다는 경력을 내세우지 않는다. 국민들이 가장 익숙하게 알고 있고,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경력인데도 왜 이들은 정당 추천 국회의원이었다는 과거 경력을 말하지 않을까? 사실이 아니어서가 아니다. 말하면 표가 떨어지는 부끄러운 경력이어서도 아니다.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의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46조가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명시적으로 정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까지 하였지만 다른 후보들 역시 정당과 관련 있는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의 한만중 예비후보의 경우 16대 대통령(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의 교육 정책 관련 자문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 관련 경력을 내세웠을 때와 아닐 때의 후보 여론조사 결과가 천양지차로 달라지는 것이다(관련기사: '노무현 인수위 교육분과 자문위원' 표기 논란...실제 '교육분과' 없었다 https://omn.kr/2h38i). 즉, 노무현이라는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현 민주당 성향임을 바로 알 수 있는 수식어가 붙으면 지지율이 급등하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강민정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이재명 대통령 후보자 선거대책위 상임위원장 등의 경력이 있는 것은 100% 사실이지만 이를 언론에 공표하거나 선거 운동에 활용하면 안 된다. 바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분으로 현행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이 정당의 교육감 선거 관여를 금지하고 있고, 후보 또한 정당 관련 경력을 표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습게도 서울의 보수 진영 후보인 임해규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두원공대 총장 경력을 내세우고 있고, 조전혁 전 예비후보 역시 국민의힘 계열 정당을 밝히지 않고 "전 의원"이라고 애매하게 표시하고 있다. 경기도의 현 임태희 교육감 역시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아니라 전 한경대 총장을 내세웠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던 안민석·유은혜 전 의원 역시 탈당한 후 정당 경력 대신 다른 경력을 내세우고 있다. '홍길동법' 헌법재판소 위헌 심판대에 오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처럼 인공지능이 활개 치는 21세기 대한민국 교육감 선거에서는 민주당 전 국회의원이 자기 정당을 밝히지 못하고, 국민의힘 전 국회의원들이 출신 정당을 말하지 못한다. 결국 이를 금지한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제46조 제3항에 대해서 강민정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23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교육감 선거 당원 경력 표시 금지 조항 위헌 확인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며 공론화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