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본격화되던 2020년 4월 9일 중3·고3 대상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뒤 EBS의 '온라인 클래스' 서비스에 크고 작은 에러가 발생했다. EBS는 '동네북'이 됐다. 같은해 4월 14일 기술전문가들 중심으로 '기술상황실'이 만들어졌다. EBS는 물론이고, 운영사인 '유비온', MS 전문가, 베스핀 글로벌, LG CNS 최적화팀, 교육부·과학기술정통부 관계자 등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3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쌍방향 원격교육시스템 '온라인 클래스'가 정상 가동됐다. [ 관련기사] 초유의 '온라인 개학' 준비, EBS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나 (https://omn.kr/1ndgf) 당시 부사장으로 기술상황실장 겸 코로나19 대응 교육지원 비상대책단 단장을 맡았던 이가 김유열 EBS 사장이다. 그가 2020년 4월 19일자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은 '동네북' EBS에 '칭찬 글'이 달리게끔 하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그 글에는 EBS의 내부 준비 상황과 한계 등을 솔직하게 밝히고 사과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접속 폭주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아이들의 수업을 멈출 수 없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격무를 무릅쓰며 결국 해결책을 찾았던 숨가빴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코로나 당시의 이같은 경험은 한국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 김유열 사장이 내놓은 2026년 신년사의 화두는 'EBS의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다. AI 대전환과 관련해 김 사장은 "지난해가 베타 테스트였다면 올해는 실전"이라고 말한다. 그는 "EBS(Educational Broadcasting System)가 아니라 EMS(EBS Media System)를 지향해야 한다"며 "방송·인터넷의 AX가 마무리되면 EBS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미디어사가 돼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계획은 구체적이다. < AI 고전 - 역사를 바꾼 100책 >에서는 애덤 스미스를 환생시켜서 <국부론>을 저자 직강하게 하는데, 원전을 바탕으로 제작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를 통해 한국의 주요 역사 인물들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부활시킨다. 을 만들어 1920~30년대 단편소설들을 복원한다. 과거보다 훨씬 세련되게 만들지만 제작 비용은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 달에 한 편이었던 AI 콘텐츠가 올해는 주당 11편씩으로 늘었다. 3월부터 편성표에 올라간다. 지역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도 올해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 사장은 "또다른 EBS"라고 표현한다. 방송·온라인·AI·오프라인이 결합된 서비스인데, 무료로 운영되는 '공공형 스터디카페'라고 생각하면 된다. EBS 내부의 콘텐츠 제작 환경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정책센터와 경영지원센터를 제외한 전 부서에서 AI 콘텐츠를 만든다. 이미 지난해 김 사장과 임원, 이사들을 포함한 전 직원이 AI로 동영상을 만드는 연수를 받았다. 지난달 28일 오후 일산 EBS 사옥에서 김유열 사장을 만나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EBS의 AX'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방송산업의 위기가 심각하다. 지상파 광고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EBS를 포함한 지상파 4사의 광고 매출이 2002년 2조870억 원대에서 지난해 5530억 원대로 크게 줄었다. 반면, 제작비는 10배 가까이 올랐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봐야 하나. '하이 코스트(high cost)' 전략이 위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착시 속에서 투자를 하다보니 제작비가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그러다보니 드라마가 대박이 나도, 광고가 완판이 돼도 적자라고 한다. 방송산업의 본질적인 위기는 광고가 디지털, 즉 유튜브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넘어간 것이다. 위기가 닥치니까 경쟁이 치열해지고 드라마·예능의 제작비 단가를 상승시키는 과당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이게 '군계일학(群鷄一鶴)'의 전략이다. 한 마리 학을 만들기 위해 물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광고는 25%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제작비 단가는 10배가 뛰었다면 감당이 되겠는가." 다르게 기획·제작·유통하는 '군학일계(群鶴一鷄)' 전략 - 지상파 방송의 위기, 유튜브와 OTT의 부상, EBS의 전략은 무엇인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