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계선지능 아동 사회적응력 향상 사업' ①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또래보다 조금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 '느린학습자', '달팽이', '거북이', '천천히 배우는 아이들'. 경계선지능을 가진 아동을 부르는 말은 다양하지만, 그 이름이 아동들의 삶을 온전히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경계선지능'이라는 말은 여전히 낯설고, 누군가에게는 조심스럽다. 아동을 이해하기 위한 말이 낙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으로 진행되는 '경계선지능 아동(느린학습자) 사회적응력 향상 지원사업'은 2020년부터 지역 내 아동복지시설, 복지관, 학교 현장에서 이들을 만나고 있다. 올해는 전국 약 780개 기관이 경계선지능 아동의 성장을 함께할 예정이다. 각 지역 수행기관들과 함께 경계선지능 아동 지원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 기자말 같은 교실에 앉아 있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배우고 관계를 맺는다. 경계선지능 학생의 어려움은 단순한 학습 부진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또래 관계와 학교 규칙 이해, 일상 적응의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는 2022년부터 학교사회복지실을 기반으로 한 '나답게.아름답게.가치롭게.기쁘게(이하 나아가기)' 사업을 운영하며, 경계선지능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임효정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팀장을 만나 현장의 변화와 남은 과제를 이야기했다. 관심을 기울이면 보이는 교실 안 신호들 나아가기에 참여하는 아동들은 처음부터 '경계선지능'이라는 이름으로 발견되지 않는다. 대부분 교실 안에서 드러나는 크고 작은 신호들로 학교사회복지실의 문을 두드린다. 보통 담임교사가 "수업 참여가 어렵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학급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의뢰한 학생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경계선지능 특성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임효정 팀장은 "교실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학습이 아니라 관계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반복되는 것이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답을 하거나, 수업시간 내내 멍하니 앉아있어 학급 운영에 '걸림돌'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경계선지능 학생의 특성은 '태도 문제'로 오해받기 쉽다. 임 팀장은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판단하면 아이의 어려움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행동들은 '태도'보다 이해 속도와 정보 처리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학생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학교사회복지사들이 경계선지능 아동의 특성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며 "협회도 보수교육과 연수를 통해 관련 이해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사회복지실의 역할은 이러한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아동을 중심으로 한 체계를 함께 움직이는 데서 출발한다. 교실에서 드러난 어려움을 또래 관계와 정서 상태, 가정 환경과 함께 살피고 담임교사나 보호자와 협력해 개입 방향을 정한다. 필요하면 상담기관이나 지역 자원과 연계해 지원을 확장하는 사례관리 거점 역할도 맡는다. 임 팀장이 학교사회복지실을 '학교 안의 사회복지관'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더라도, 학교라는 일상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변화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와 보호자,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해 아동을 둘러싼 환경을 함께 조정하는 구조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 학교 기반 지원의 강점이다. 지원과 낙인 사이, '경계선지능'이라는 벽 아동의 특성을 포착하더라도, 나아가기라는 지원사업으로 연결되기까지 가장 큰 관문은 사업 안내 단계다. 경계선지능 아동을 위한 지원사업이라는 설명 자체가 일부 보호자에게 장벽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에 현장에서는 처음부터 '경계선지능'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렵다. 사업 초기에는 '느린학습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사업명 대신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후 사업을 진행하며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야 경계선지능에 관한 개념을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별도의 진단검사를 안내한다. 임 팀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경계선지능'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이름 없이 남겨두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어려움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필요한 지원이 제때 연결되기 어렵고, 또 개별 사례로만 남을 경우 제도와 정책 논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