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지난해 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김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육성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고객 정보가 악용된 사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고, 미국 내부에서도 김 의장이 국회에 출석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의장은 지난해 실적 발표를 위해 이날 개최한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실적을 상세히 설명하기에 앞서 지난해 말 공지했던 데이터 보안 사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이번 일로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apologize)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사과 입장문을 공개한 적은 있으나, 공식 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육성 입장을 낸 것이다. 김 의장은 “쿠팡이 일궈온 모든 것은 오직 단 하나의 목표, ‘고객들에게 와우(Wow·놀라운)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동력으로 삼아왔다”며 “고객은 쿠팡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같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쿠팡에 있어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엄중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지난해 4분기는 쿠팡과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모두에게 도전적인 시기로 기억되겠지만, 우리 팀이 보여준 대응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그들은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직 고객을 섬기는 데 집중하며 데이터 사고를 수습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고객 데이터 오남용이나 유출 데이터의 존재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한국 경찰청과 정부 조사 기관인 합동수사단도 현재까지 2차 피해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직 직원이 쿠팡과 우리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라며 “법의 심판을 받고,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처벌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태미 오버비 컨설팅사 DGA그룹 파트너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아시아정책연구소(NBR)가 주최한 ‘한미 기술·무역 관계의 변화 양상’ 주제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와 쿠팡이 서로에게 필요한 공생 관계로 서로 대화를 시작하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을 지낸 오버비 파트너는 “쿠팡 매출의 약 90%가 한국에서 발생하고, 한국 국민 3300만명이 쿠팡을 이용하고 있으며, 많은 중소기업이 쿠팡을 통해 5100만명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한 기업에 대해 이렇게 빠르고 전면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미국 의회와 행정부, 언론, 미국 국민들은 이제 쿠팡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그 인식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 같다’는 방향으로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오버비 전 부회장은 자신이 컨설팅하는 기업 중 한 곳이 쿠팡이라고 밝힌 뒤 “쿠팡 측에서는 듣고 싶지 않겠지만,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국회 출석 요구를 무시한 것이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나 최태원 SK 회장이 국민적 논란이 생겼을 때 국회에 출석해 사과했던 것처럼 김 의장이 국회에 가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