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시위 반대하자
경찰이 후추스프레이
남일이 아니다

지난 2월 14일, 전 세계에서 초콜릿을 주고받고 있을 때 독일 함부르크와 드레스덴에서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함부르크의 시위 인파는 극우 정당의 적법성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세력을 키우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당 (아래 AfD)' 은 연방헌법 보호청에서 이미 '극우주의적'으로 분류된 상태이다.독일 연방의회는 AfD의 정당 해산 청구를 논의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다. 또한 정당 해산 청구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는 첩첩산중의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이에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2차 세계대전에 뿌리를 둔 독일의 극우 같은 날 드레스덴에 벌어진 시위는 그 양상이 달랐다. 해마다 2월 14일이면 이곳에서 네오나치들의 '추도 행진'이 벌어지고 이에 맞서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선다. 81년 전 이날, 2차 세계대전 막바지 연합군의 집중 공습으로 드레스덴이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그러므로 드레스덴은 독일의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연합군의 독일인 말살 작전으로 역선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무대이다. 이날도 네오나치 핵심 인사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독일연방공화국은 거짓 역사 위에 세워졌다"라고 외쳤고 맞은편 차단막 뒤에 갇힌 시민들은 "닥쳐!"라고 소리치며 응대했다. 경찰은 이 두 세력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네오나치의 행진은 비호하고, 길을 막아선 시민들에게는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네오나치의 추모행사는 사전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몇 해 동안 드레스덴에 모이는 네오나치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극우 세력의 약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극우 세력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지금은 노인이 된 '1세대'들이 시위를 주도했던 드레스덴이 아닌,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지로 옮겨 가서 시위를 하기도 한다. 극우가 정권을 잡은 헝가리에서는 나치 깃발을 휘두르며 행진해도 눈감아주기 때문이다. 부다페스트에서도 거의 같은 시기에 소위 '명예의 날' 행진을 한다. 1944년 말 소련군에게 포위된 부다페스트에서 약 7만 명의 독일 병사와 헝가리 병사들이 탈출을 시도했던 그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탈출 시도는 완전 실패로 끝나 거의 모든 병사가 사망했다. 이날은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수천 명의 네오나치들이 모여 역사적 탈출 경로를 따라 최대 60km의 행진을 한다. 드레스덴의 네오나치 행진을 시민들이 막아선다면 부다페스트의 행진을 막아서는 것은 "안티파"라고 불리는 반파시즘 사회주의자들이다. 이들은 극좌파로 인식되고 있으며 곤봉이나 고무망치 등으로 네오나치의 행진을 저지하는 과격파들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023년 안티파와 극우들 사이에 격한 충돌이 있었다. 이때 많은 안티파가 체포되어 헝가리의 조악한 감방에 던져졌고,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올해는 부다페스트시에서 명예의 날 행진을 금지했다. 극우의 오르반 정권이 약해졌다는 증거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