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 도입·법 왜곡죄 신설·대법관 증원) 입법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7일 행정처장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3일 천대엽 대법관의 후임으로 신임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한지 42일 만이다. 박 처장은 이날 언론에 공지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면서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여러모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 사법부의 수차례 우려 표명과 숙의 요구에도 여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직접 법원행정처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박 처장은 지난 25일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26일 법 왜곡죄 신설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데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는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 개정안이 처리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책임을 느끼고 사퇴를 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